혼잣말 / / 2024. 8. 9.

안세영 선수 발언에 대한 나의 생각 (2024.08)

안세영의 폭로에 대한 기사가 연일 뜨겁다.

선수를 올림픽 전에는
안세영이라는 선수를 아시안게임 우승 끝에
광고와 방송을 모두 고사한
뚝심 있는 선수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만 알고
세계랭킹 1위로서 금메달에 도전한다기에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다.

압도적인 체력과 번뜩이는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게
평상시에 배드민턴을 보지도 않는데
와 정말 꿀잼인 게 아닌가..?

게다가 화끈한 세리머니까지
정말 멋진 선수라고 생각했다.

경기까지만 보고 나서
저녁에 본 기사들은 정말이지 충격이었다.

22세 어린 선수의 금메달 획득 원동력이
분노였다는 말과
그 분노의 출처인 협회, 국가대표팀 시스템과 함께 할 수 없겠다는 발언 등..

바로 흘러나오는 자극적인 기사들에
안세영은 본인의 SNS에도 담담히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 SNS 전문 - 스포츠조선
스포츠조선


이 소녀의 말이 이토록 힘을 갖는 것은
그녀가 금메달을 따서
세계랭킹 1위 여서도 있지만,
앞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하나의 메달로 연예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라고 하며 모든 방송과 광고를 고사한
그녀의 진중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나온 기사들은 충격적이었는데..

협회 임원들은 비즈니스 클래스로 이동하고
정작 몸 써야 하는 선수들은 이코노미로 이동

과거 이용대 자격 정지 이유도 협회 무능

안세영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협회장 나 홀로 비행기표 바꿔서 먼저 귀국
(보도자료 준비 위해)

감독, 코치진이 싸인 한 10장의 해명서

배드민턴 협회 회장 협회가 나인데
나와 문제없었으면 협회와 문제없는 것

축구협회보다 많은 배드민턴 협회 임원 수

등등…

배드민턴 협회, 즉 선수관리 시스템 부족의
문제를 해결해 줄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22세 선수의 바람에 대한 응답이

저런 식이라는 것이..
싸우고 싶다는 게 아닌,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 했던

선수는 또다시

억장이 무너지지 않았을까 한다.


여기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일단 첫 번째로 스포츠는 역시 그냥 스포츠가 아닌
정치(파워게임) 생각이었다.

결국 협회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급급한 모습
(보도자료 배포)
초반 방수현 해설위원이
안세영을 옹호하는 스탠스에서 앵글을 바꾸어,
이후 아쉬움을 부각하는 기사가 나온 것 등..
협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인상을 준다.

들어보니, 협회의 파워유지를 위한 규정들이
존재하는데..

  • 27세까지 협회 소속으로만 국제대회 출전이 가능한 것
  • 선수는 개별 브랜드 계약이 불가능하고 협회가 계약한 브랜드만 이용 가능하다


협회 중심으로 선수들을 장악,
컨트롤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돈 때문이 클 것 같다.
이런 파워를 놓을 수 없는 협회는 당연히 안세영이 제기하는 큰 문제를 해결해 줄 생각이 일절 없어 보인다.

두 번째로, PR 관점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협회의 목적은 좋은 이미지가 아닌
파워 유지이기에

이런 행보를 취했겠다.

PR 위기관리에서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Risk management

- 일어날 법한 일에 대비하는 것

Crisis Management

-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응하는 것

지금 배드민턴 협회는 이미 리스크 관리는 실패했고
(협회 입장에서 리스크는 안세영의 폭로)

그렇다면 이미 안세영 선수가 폭로(?)를 한 이후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가
Crisis Management이다.

짧은 내 생각으로는
급급한 보도자료 배포는
완전 실패한 전략으로 보인다.

협회는 사소한 사실들을 나열하며
진실공방을 하는 프레임을 짠 것 같은데..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주 미성숙하고 실망스러운 대처라는
여론이 더 큰 것 같다.

그 와중에 안세영의 신중함은 더욱 빛난다.

어제 다시 SNS에 입장문을 밝혔는데
변호사의 조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만약 그렇다고 해도
상당히 현명하고 신중한 처사로 보인다.

안세영 SNS 전문


22세 선수의 성숙한 태도가
협회의 입막음(코치, 감독들의 싸인까지 있는..)과
더욱더 대비되어 보이며 협회의 대응이
더 눈 가리고 아웅으로 보이게 한다.

더하여, 안세영 부모가 딸이 생각한 바가 있으니
생각대로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
라는 태도의 믿음을 보내고 있다는 것 또한
내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안세영의 이러한 발언이 부모 등쌀이나 호들갑이 아닌 본인의 오랜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에 무게를 더한다.


당연히 협회도 특정 선수에 대한 특혜나
시스템유지를 위한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번 양보해도
협회가 선수와의 소통이나
여태까지 부조리 반추의 의도를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안세영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행위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안세영 선수가

현재 변호사와도 컨택하고 있다고 알려진 만큼,
협회의 불합리한 문제를 법적으로 고치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예전부터

행동하는 사람들을 동경해 왔는데
(내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바꾸려고 호소하는 안세영이 너무 멋지고
낭만적인 것 같다.

이 똘똘한 세계랭킹 1위 선수가 경기장 밖에서도
이기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그럼 끝!











728x90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